[천일자담] 거란은 고려의 여진정벌을 이이제이로 보았을 듯 합니다. 필사



  제목에 나타난 얘기는 막연한 추정입니다. 엊그제에 천일자담을 쓸 얘기를 떠올리다가 문득 이런 얘기를 떠올렸습니다. 거란은 자신의 뒷마당에 있는 여진이 고려에게 침공을 받았어도 별다른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는지. 여기에 궁금했기도 했습니다. 기억이 자세하지 않지만, 어느 분의 이글루스에서 이와 같은 추정을 다룬 포스트를 보았고요. 이 뒤로는 잊고 있다가 다시 떠올려서 오늘 천일자담은 이에 대한 얘기를 씁니다.

 

 

  자세하게 알지 못하지만, 결론은 앞문단에 내렸으니 거란이 처한 주변 상황을 얘기하면서 오늘 쓸 천일자담을 끝내려 합니다.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다. 뜬금없는 얘기부터 하지만, 우리를 거란으로 대치하면 이렇습니다. 거란의 주적은 중원이다. 거란을 둘러싼 주변 국가 중에서 부강한 국가가 중원에 있는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나라 중에서 가장 허접한 나라인 북한이 주적이란 점과 정반대이긴 하지만요.

 

  거란은 중원이 당의 쇠퇴와 멸망, 오대십국시대로 이어가는 혼란을 틈타 자립했습니다. 요 태조 야율아보기부터 중원을 정복하려고 했으며, 요 태종 야율덕광 시기에는는 개봉(開封)을 함락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원 인민의 완강한 항쟁으로 중원 정복을 단념하고 연윤 십육주만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이 연윤 십육주를 두고 중원을 통일한 송과 대접전을 펼쳤으며 -  특히 그 땅의 수복에 대한 집념이 강했던 송 태종 조광의는 형인 송 태조 조광윤을 이어 황제가 되자 백만이나 되는 병력을 동원습니다. 그렇지만, 송은 그 전쟁에서 대패하고 말았으며 위키백과를 살펴보니 연경을 수복하려다 송 황제가 적이 쏜 화살에 맞았다고 합니다. -  전연의 맹을 맺고나서야 확고히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송은 거란에게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전연의 맹을 통해 세폐(歲幣)로 해마다 비단 20만 필과 은 10만 냥, 나중에는 비단 30만 필과 은 20만 필로 올라가면서 막대한 물자를 뜯겨갑니다. 그렇긴 해도 송은 아주 큰 나라였습니다. 후대이긴 해도 인구만 해도 1억이 넘어갔으며 이 하나만으로 가공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고려의 인구가 200만에서 400만으로 추산하는데 이 정도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부유하고 문명 수준이 높았으니 백만 정도는 잃는 손실 가볍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려나 거란이나 그 정도 인구가 잃으면 나라가 망한거나 마찬가지지만요.

 

  에 대한 얘기를 충분히 했으니 이제 서하(西夏)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이 나라가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거란. 이 두 강대국의 침공을 막아낸 저력이 큰 나라였습니다. 송의 지배에 있던 당쿠트가 서하로 독립을 하면서 이를 진압하려 온 송군을 대파했으며 이 때문에 타격이 큰 송 조정은 왕안석의 신법으로 대표하는 타개책을 강구합니다. 거란서하를 침공했지만 이를 막아냅니다. 이 두 강대국의 침공을 막아낸 저력이 서하가 차지한 땅이 한 대부터 비단길의 요충지라는 점이 가장 크다고 바라봅니다. 동서로 오가는 중계 무역으로 막대한 부를 축척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튼튼한 성을 세우고 강력한 기병을 육성했다고 막연하게나마 추정합니다.

 

  다음으로는 요가 차지한 막북(漠北) 땅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이 얘기를 하고나서 천일자담을 끝내렵니다. 만리장성 북쪽에 있는 고비 사막 북쪽에 있는 땅. 몽골로 지칭하면 쉽게 해설이 되지만, 당시에는 몽골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는 듣보잡이었습니다. 또한, 흉노,유연,돌궐처럼 그 땅의 주인이 늘 바꿔니까 이 종족명으로 지명을 가리키기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지나가 쓴 지칭이지만 이 용어로 그 땅을 가리킵니다. 거란이 동쪽 구석이지만, 그 땅에 자리잡은 만큼 그 땅에 사는 이들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모를리가 없을 텝니다. 자신들처럼 강력한 기병을 키울 수 있다는 점. 이 한 가지만으로도 소홀히 할 수 없을 텝니다. 그래서 막북에 사는 유목민에게 같은 중요한 군수 물자가 함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했습니다. 여진이 세운  (金)은 거란을 멸망시키고 나서 중원 북부를 차지해서 그런지 이런 통제를 거란에 비해 소홀히 했으며 이는 몽골 제국이 생겨가는 간접 요소로 판단합니다.

 

 

  거란은 여러 상대와 대치해 있습니다. 특히 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여진에 대해서는 송에 비해 소홀히 했다고 봅니다. 여진이 거란에게 수탈을 지독하게 당해 - 해동청사금으로 간단히 대표합니다. - 이들이 거란에게 지독한 원한을 품었어도 이를 적극 대처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그래서 이이제이로 고려가 여진과 싸우기를 바랐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오랫동안 싸웠기를 바랐을 테나 여진이 짧은 기간에 깔끔하게 이긴 바람에 이 의도가 수포가 되었다고 덧붙이며 오늘자 천일자담을 마칩니다.


덧글

  • arbiter1 2011/05/09 16:30 # 답글

    여진은 정말 대단한 민족이긴 합니다. 금나라가 망하긴 했어도 나중에 다시 잡초같은 생명력으로 청을 건국하니까요. 몽골보다 못하긴 해도 참 대단하긴 합니다.
  • 솔롱고스 2011/05/12 08:44 #

    몽골이 흥성한 과정이 너무 눈부시니까 여진은 태양 앞에 있는 달처럼 빛바랩니다. 그렇긴 해도, 이들이 나라 세운 과정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완옌 아구다와 누루하치가 겪었던 일화에서 이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쓰고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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