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자담] 지원군은 또다른 적군 - 임진왜란에 참전한 명군을 통해 필사

 



  제목에 나타난 관념은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을 읽고나서 골수까지 박혔습니다. <지원군이 용병보다 훨씬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지원군의 나라가 강력한 경우라면 위험천만하기 그지없습니다. 늑대를 잡으려다 호랑이를 끌여들인 사례가 역사에서 즐비하게 나타났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군주론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피렌체피사 정복을 위해 프랑스군을 끌여들었다가 이들 때문에 크나큰 낭패를 본 사례가 주석에서 언급합니다. - 여기에서도 프랑스군이 전력에 비해 무능한 실적이란 삽질스런 전례가 가감없이 드러납니다.

 

  서두에 군주론을 언급하면서 이런 관념을 임진왜란에 참전한 명군에 대입해 봅니다. 왜놈이 얼레빗이면 되놈이 참빗이다. 이 말이 맞든 틀리든. 되놈이 얼레빗이든 참빗이든. 이 한마디를 통해서 명군도 왜군처럼 나을게 없는 족속인 점은 분명합니다. 불멸의 이순신 같은 사극에서는 명군이 허울만 좋은 허접한 군대로 나옵니다. 이들 덕분에 왜군에게 빼앗긴 평양성을 되찾는 성과가 있긴 하지만, 벽제관 전투에서 밀린 뒤로는 이런저런 핑계로 일찍 끝낼 수 있는 전쟁이 더욱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에서 생겨난 폐단이 전쟁터인 조선이 떠맡게 되었습니다. 명군에게 먹일 군량 수송으로 지쳐죽어간 조선군민이 부지기수였던 점이 이런 폐단을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전형으로 바라봅니다.

 

  임진왜란에서는 명군이 무능했기 때문에 이리저리 속썩을 일이 많았습니다. 명나라 조정부터 아주 개떡같았기에 조선 문제 같은 경우는 적당히 처리하려 했던 점이 만악의 근원으로 판단합니다. 이 때 황제 노릇을 했던 만력제는 군주로서는 빵점인 작자입니다. 아주 무능하며 매우 탐욕스럽다. 이 한마디로 그 개좆같은 되놈을 평합니다. 더 나가면 군살만 붙일 뿐입니다. 상관이 이런 개허접같았기에 수하도 덩달아 개허접했다. 이여송이나 진린이나 유정이나. 이들부터 임진왜란에 어떤 행각을 했는지 알면 절로 뒷목을 잡을 분이 생길 정도입니다.  꺼꾸로 명군이 역사와 달리 유능했고 장수가 정세를 읽는 점에 밝았다면 그 나름대로 문제가 생겼을 테나 여기에서는 그냥 지나갑니다. 이런 얘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상당히 빠졌기 때문입니다.

 

 

  자주 국방. 제가 써도 고리타분한 낱말입니다. 그렇긴 해도 막되먹은 지원군 따위에 기대는 경우보다 훨씬낫습니다. 그 따위 하찮은 놈들에게 휘둘려서는 안되니까요. 서두에 군주론에서 언급했으니까 말미에도 이 책에서 나온 사례를 언급합니다. <또한 콘스탄티노플의 황제는 이웃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1만 명의 투르크 병력을 그리스로 불려들였는데, 전쟁이 끝난 후에도 투르크 군대는 돌아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리스에 대한 이교도의 지배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쇠약할 대로 쇠약한 비잔티움 제국이 세르비아 같은 주변 국가를 대항하기 위해 투르크군을 끌여들었습니다. 여느 전례처럼 용병으로 끌여들였을 테지만요. 비잔티움 제국이 투르크를 끌여들였을 시절에는 세르비아는 스테판 두샨의 통치로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콘스탄티노플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습니다. 비잔티움 제국은 이런 궁지를 타개하기 위해 이교도인 투르크마저 이용했지만, 이는 이리를 잡기 위해 호랑이를 불러들인 꼴이었습니다. 세르비아 대신 그리스를 차지한 투르크는 나중에는 기여코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맙니다. 이 역사가 흘러간 방향에 대한 내막을 알아가면 절로 비잔티움 제국에 대해 경멸하거나 동정할 테지만 이런 역사는 많은 이들이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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