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자담] 커피 대신 미숫가루를 마시면서 필사

 

  

  한 두시간 전에 배가 고파서 그런지 뭔가를 더 먹고 싶었습니다.  밥 먹기가 귀찮으니까 커피를 마셔보자.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낮에 맥심 커피스틱 두개 분량을 물에 타 마셨다는 기억을 떠오르니 그만두었습니다. 커필 대신 마실 거리를 찾다보니 미숫가루를 담은 유리병이 눈에  뛰었습니다. 그 병의 뚜껑을 열고나서 컵에 커피 대신 넣고는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타서 죽처럼 만들어 마셨습니다.

 

 

  미숫가루를 마시고 나서 여러 상념이 떠올렸습니다. 열량 보충. 인스던트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커피 자체가 아니고 설탕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탕을 통해 열량을 보충한다. 이런 심보가 있는데다 중독 증세가 있어서 그런지 날마다 커피는 마시곤 합니다. 몇달 동안 커피를 안 마신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이 얘기도 덧붙입니다.

 

  그러면서 커피를 지나치게 탐닉한다는 걱정을 떨치지 못합니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몸과 마음을 흐트리게 하는 요인으로 여기곤 합니다. 지금 마시는 양도 위험 수치다는 걱정이 들고요. 그러다 보니 미숫가루가 눈에 띄니 대용품을 적절히 찾았다고 봅니다. 열량 보충을 살피면 미숫가루도 괜찮을 뿐만 아니라 카페인 중독이 없다는 이점도 같이 오니까요.

 

 

  미숫가루를 마시면서 이 음식이 군용 식량이었다는 점도 되새겼습니다. 지나가 명 나라였던 시절. 조선에서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몇 십년 전에 왜구가 지나 해안을 이리저리 날뛰면서 노략질을 자행했습니다. 이들이 배을 날래게 몰고가며 이리저리 튀니까 척가군이 밥 먹으면서 추적할 겨를이 없기에 미숫가루를 물에 타 마시면서 추격했다. 인터넷에서 보았던 이 이야기를 떠올리니까 커피를 마시지 않았어도 절로 쓰디쓴 기분이 들었습니다. 출처는 어디였는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이런 두서없는 얘기를 쓰는지. 여기에 남모를 부끄러움과 심한 자기혐오가 옵니다. 이렇게 블로깅을 노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라도 할 궁리를 찾아라. 이런 마음이 크게 생깁니다. 그렇긴 해도 이렇게 놀면서 글을 계속 써가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되겠다. 이런 막연한 믿음이 있으니까, 계속 블로깅을 합니다. 이번에는 커피 대신 미숫가루를 찾은 덕분에 의외로 천일자담을 여느 나날과 달리 아주 일찍 썼습니다.

 


덧글

  • 이레아 2011/07/22 01:25 # 답글

    열대야에는 얼음 동동 띄운 미숫가루에 우무를 좀 썰어 넣어 떠먹으면 밤참으로 요기도 되고 더위도 가시고 일석이조지요 ㅎㅎㅎ.
  • 솔롱고스 2011/07/22 10:56 #

    이레아님이 단 덧글 덕분에 미숫가루를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 arbiter1 2011/07/22 14:29 # 답글

    미숫가루는 너무 비싸요. 후~ 전 그냥 커피를 하루 몇 잔을 먹는지 ㅁㄴㅇㄹ
  • 솔롱고스 2011/07/24 14:52 #

    이 덧글에서 현실의 한 부분을 알아갑니다.
  • 데프콘1 2011/07/24 14:27 # 답글

    미숫가루 이야기는 고대 전쟁터에서 부터 나오는 걸 보니 꽤 오래된 듯 하네요
    물론 우리가 지금 먹는 미숫가루하곤 달랐겠지만
  • 솔롱고스 2011/07/24 14:54 #

    이 덧글에서 어쩌면, 한-흉노 대전에서 한나라 군대 병사가 먹었을 냉반이 미숫가루의 일종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