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자담] 오늘은 괜히 '서북청년단'을 떠올립니다. 필사

  오늘은 4월 3일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이 날이 가장 가슴아픈 날일 텝니다. 그러면서, 서북청년단을 생각합니다. 제주도에 침투한 빨갱이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그 섬을 아주 지옥으로 만든 원흉이기 때문입니다. 쥐를 잡는다고 초가 삼단을 불태운데 앞장선 작자로 간주해 봅니다. 잘못을 따진다면, 저런 미친 개 같은 무리를 제주도에 풀어놓은 이승만 정권이 가장 잘못이 크지요.



  압제자 편을 드는 부류를 누구든지 싫어한다. 이런 관념이 깊으니까 서북청년단을 아주 나쁘게 봅니다. 제가 '권력에 굶주린 망령된 늙은이'로 혹평하는 이승만의 앞잡이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제주 4.3 사건은 서북청년단이 개입한 탓에 제주도가 말 그대로 헬게이트가 열린 꼴로 되버린 역사를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지들이 보기에는 빨갱이면 제대로 살피지 않고 막무가내로 분풀이를 했습니다. 육지에서 침투한 남로당 패거리인지. 남로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주도 토박이인지. 이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진탕질을 일삼았습니다. 그 탓에 제주도는 걷잡을 수 없이 피로 이루어낸 수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헛된 희생을 극도로 싫어하는 저에게는 서북청년단은 없는 게 전혀 낫다며 낙인을 찍습니다. 원균처럼 적이 훨씬 나은 무능하고 어리석은 아군으로 치부하지요.


  한편, 서북청년단이 빨갱이면 막무가내로 행패를 부렸는가. 이들의 출신을 아니까 그럴만했습니다. 서북. 즉, 평안도에서 온 사람들이며 공산당에게 쫓겨나다시피 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도나 부르주아 계층에 속하기도 했습니다. 김일성같은 공산당이 보기에는 저런 계층은 타도해야하는 대상을 뿐이었습니다. 공산당에게 모든 것을 잃고 고향을 떠나야 했으니 이들에게는 반공 정서가 가득찬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이들이 품은 속마음이 이러한 점까지는 동감하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들이 분풀이를 하며 저지른 만행은 도무지 그럴 수 없습니다. 토사구팽으로 이승만에게 버림받아 비참한 여생을 보낸 점에서는 차디차게 웃기까지 없습니다. 자업자득이 따로없다며 냉혹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들처럼 살아서는 안된다며 저 무리의 전철을 타산지석으로 삼습니다.



  본바탕이 서북청년단과 나을 바가 없다. 이번 천일자담을 쓰면서 제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합니다. 저는 제가 적대하는 부류에게는 냉혹무비하기 그지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까지 날을 서는 적대 대상이 누구인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아신다며 넘어갑니다. 구렁이가 담 넘어가듯이요. 속이 이렇게까지 자조할 정도로 흉폭하나, 이를 경솔하게 행동에 옮기지 않습니다. 가장 나은 방책이 무엇이며, 이를 이루는데 필요한 과정이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이루기 위해. 이 대의에 조금이라도 보태도록 말입니다. 최소한 서북청년단처럼 압제자의 졸개로 함부로 날뛰어서는 안된다. 이를 숙지합니다.


덧글

  • zzz 2014/04/07 20:25 # 삭제 답글

    쪽바리 왜곡질에 놀아나서 아무나 압제자로 낙인찍은 다름에 정의의 딸딸이를 치는 님도 딱히 다르지 않아요 ㅎㅎㅎ
  • 대단하시네요 2014/04/20 22:31 # 삭제 답글

    일베충들이 점령한 이글루스에서 이런 글을 올리다니... 용기가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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